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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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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서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를 이야기한다. 성공을 위해 필요한 시간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하고 책에서 그 예로 언급한 모차르트와 비틀스의 일화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박태환과 김연아에 대해서 말한다.

 

아웃라이어가 베스트셀러로 유명해지면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1만 시간의 법칙’은 알게 됐다. 사람들은 ‘1만 시간의 법칙’을 성공에 이를 수 있는 주문이라도 되는 듯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아웃라이어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세상에 알린 새로운 ‘자기계발서’가 돼버렸다.

 

아웃라이어는 결코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서류의 책이 될 수 없다. 첫째로 ‘1만 시간의 법칙’은 말콤 글래드웰이 처음 발견한 것이 아니다.

 

공자님은 일찌감치 책을 엮어 맨 가죽끈이 세 번이나 떨어질 정도의 독서광이어서 ‘위편삼절’이라는 고사를 널리 퍼뜨리셨으며 서양에서는 에디슨이 1만번(과장된 숫자라고도 합니다만...)의 실험 끝에 필라멘트를 만들고는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다”라는 유명한 대사를 날리셨다. 가깝게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는 너무 오래 앉은 채로 책을 본 나머지 복사뼈가 세 번이나 뚫리셨다하여 ‘과골삼천’이라는 고사를 남기셨고 젊어서 글 좀 써보겠다고 마음먹었던 사람 치고 습작 원고지를 자신의 키만큼 쌓으면 글쟁이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을 안 들어본 사람이 없다.

 

결국 ‘1만 시간의 법칙’은 ‘부단히 노력하면 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뻔한 말을 한 이 책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것이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될 수 없는 두 번 째 이유다. 이 책은 사회과학서적이다. 말콤 글래드웰이 이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1만 시간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그 특유의 통찰력으로 파헤친 사회과학서적인 것이다.

 

1부의 제목이 ‘기회opportunity’인 -‘성공의 비결’ 따위가 아니라- 것이 바로 이때문이다. 1부에서 말콤 글래드웰은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1만 시간의 기회를 잡았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성공하기에 충분히 천재적인 사람들이, 왜 1만 시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는 성공하지 못한 평범한 사람이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2부 ‘유산legacy'에서는 1부에서 성공한 사람들 즉 아웃라이어에게서 발견한 어떤 규칙성을 사회 전체로 확대시켜 어떤 사회의 역사ㆍ문화적 요소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야기한다.

 

말콤 글래드웰이 책 전체를 통해 말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책의 제일 마지막 페이지의 한 단락에 잘 정리돼 있다.

 

“그들(아웃라이어)은 역사와 공동체, 기회, 유산의 산물이다. 그들의 성공은 예외적인 것도 신비로운 것도 아니다. 그들의 성공은 물려받거나, 자신들이 성취했거나 혹은 순전히 운이 좋아 손에 넣게 된 장점 및 유산의 거미줄 위에 놓여 있다. 이 모든 것은 그들을 성공인으로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요소였다. 아웃라이어는 결국, 아웃라이어가 아닌 것이다.”

 

그리고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의 마지막 문장에서 드러난다.

 

“… 다른 사람에게도 확장된다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언덕 위의 아름다운 집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될까?”

 

말콤 글래드웰이 뛰어난 것은 이 책에서 새로운 성공의 법칙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니다. 이 책에서 그가 뛰어난 점은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기존에 우리들이 갖고 있던 고정 관념이나 패러다임을 뒤엎었다는 데 있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는, 즉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회를 기원하고 있는 것이다.

 

자, 이제 너무 일이 많아 책을 읽어보지 못하고 대본을 써야했던 라디오 작가든 아니면 그 라디오를 우연히 들었던 운 나쁜 청취자든, 더 이상 ‘1만 시간의 법칙’을 갖고서만 아웃라이어를 말하지는 말자.

 

아웃라이어(OUTLIERS)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말콤 글래드웰 (김영사, 2009년)
상세보기


* 이 박스를 보라, 카테고리는 '자기계발'이 아닌 '사회과학'이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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