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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8. 09:01


결혼할 때 친구들로부터 욕 먹는 법

누구에게나 축하받을 만한 경사스러운 결혼식. 누군가의 일생에서 이만큼 중대하고 축하받아 마땅한 일도 많지 않다. 이런 소중한 결혼식을 치르면서 몇가지 사소한 행동들이 주변 친구들을 힘들게 하고 친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안타깝게도 그에 대한 원망(?)은 평생 가기도 한다.

“네가 결혼식을 안 해봐서 모른다. 결혼식 준비하려면 얼마나 바쁘고 정신없는데 사소한 것들까지 어떻게 다 신경쓰나. 친구라면 그 정도는 이해해줘야지 않나?”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맞다. 이해는 한다. 그렇지만 ‘이왕이면 축하받을 결혼식을 치르면서 이해까지 받을 필요 없이 축하만 듬뿍 받는다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몇 가지 ‘나쁜 사례’를 떠올려봤다. (이 외에도 ‘나쁜 사례’의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시기를)

연락 한번 없던 친구가 갑자기 전화한다면

일 년 가야 전화 한 통 없던 친구한테서 갑자기 전화가 오는 경우가 있다. 어렸을 적에는 그런 전화는 대개 잊지 않고 친구의 안부를 물어오던 반가운 전화였다. 나이가 차니 일년 넘게 연락이 없다 갑자기 오는 전화라면 열에 일곱은 결혼 소식을 전했다.

“나, 다음 달에 결혼해. 올 수 있지? 꼭 와 줘. 간만에 얼굴도 보고...”

정말로 겸사겸사 간만에 얼굴이나 볼까하고 가면 신랑이건 신부건 너무 바빠서 정말 얼굴만 볼 수 있다. 이런 전화가 많아지면서 처음엔 ‘진심으로’ 축하하던 마음이 짜증으로 변하는 것도 금방이었다. 이제 간만에 누가 전화하면 “너도 결혼하냐?”가 인사말이 돼 버렸다.

결혼식에 초대할 정도로 친한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최소한 결혼 전에 한번 만나서 술을 하든지 밥을 먹든지 아니면 차라도 한 잔 하면서 결혼할 배우자 얼굴이라도 비추는 게 예의 아닐까?

축의금을 원했던 거였냐?

내 친구가 겪은 일이다. 중요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어서 주말에도 회사에 나가 일을 하던 시기에 고향 친구의 결혼식 소식을 들었단다. 친구에게 미안하다며 축의금이라도 넣도록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문자를 보냈단다. 그런데 답장 온 문자메시지에는 아무런 다른 말도 없이 계좌번호만 달랑 찍혀있었단다. 게다가 그 친구, 일년이 넘도록 연락 한번 없다가 전화해서 결혼한다고 했던 친구였단다.

개인적으로는 결혼식 축의금 문화 정말 싫지만 전통을 하루아침에 부정할 순 없다. 옛날에 한동네 사람들과 친인척들이 모아준 축의금은 가난한 신혼부부의 살림 밑천이었다. 지금도 축의금은 거품 많은 결혼식 비용을 충당하는 소중한 돈이다.

누구나 내는 축의금이고 내가 받았으면 나중에 언젠간 갚아야하는 품앗이 성격이 강한 축의금이지만 그것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염치없다. 무엇보다 돈보다는 그 안에 담긴 축하의 의미에 감사할 줄 아는 새신랑(새신부)이 되자.

결혼식 끝나면 ‘쌩’

외국을 여행할 때 만난 동생(남자)이 있다. 그곳에서 영주권을 취득해 살려는 동생이었다. 같이 지낸 시간은 두달 정도였지만 착하고 성실해서 꽤 친해졌다. 어느 날 싸이를 통해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여자도 한국 사람인지라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한국에 온다는 것이었다.

결혼식 전에 동생과 그 배우자 될 사람에게 저녁 식사도 대접하고 결혼식에도 갔다.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는 사람이라고는 딱 신랑밖에 없는 결혼식에 가는 건 매우 끔찍한 일이다. 신랑하고 악수 한번 하고나면 그 뒤로는 계속 뻘쭘하다. 게다가 혼자서 먹는 뷔페라니... (지금이라면 계좌로 축의금 입금하겠지만 그땐 나도 순진해서 정말 축하한다면 직접 가서 결혼식 정도는 봐 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결혼식이 끝나고 신혼여행을 떠난 동생.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면 출국하기 전에 연락 한번 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건 내 생각이고’

자신의 결혼을 축하해주기 위해 바쁜 사람들이 소중한 시간을 쪼개서 결혼식에 온다. 친분이 있는 사이라면 결혼식이 끝나고 혹은 신혼여행 다녀와서 문자메시지 하나, 이메일 한 통이라도, 미니홈피에 짧은 감사인사 하나라도 남기는 게 어떨까?

네버엔딩 웨딩, 결혼식만 세 시간

과장이 아니다. 정말 세 시간이 걸렸다! 10분만에 후다닥 해치워 버리는 결혼식이 천박하다면 세 시간이나 이어지는 결혼식은 피곤의 극치다. 아무리 좋은 거라지만 세 시간이면 트랜스포머2 러닝타임보다 더 긴 시간이다. 그 재밌는 트랜스포머 보면서도 러닝타임 길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결혼식 세 시간은 대체 어쩌라고!

사건의 발단은 신랑 신부가 둘 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데 있었다.(결코 특정 종교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특이한 사례에 대한 이야기다) 기독교나 천주교에서 하는 결혼식은 식이 곧 예배인지라 원래 보통 결혼식보다 좀 길다. 그런데다 주례사를 신랑쪽, 신부쪽 양쪽 교회의 목사님이 각각 한번씩 하시는 것이 아닌가. 모든 게 두 번씩이었다. 교회 성가대의 축가도 두 번이었다.

남미의 어느 나라에서는 결혼식을 하루 종일도 하는데 세 시간 갖고 호들갑이냐고? 우리나라 결혼식 분위기를 몰라서 묻나? 더구나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이 기독교식 결혼식에 세 시간 앉아 있는 것은 교회 예배에 세 시간 앉아 있는 것과 맞먹는 압박이다.

신랑 신부의 사랑도 좋고 신랑 신부가 가진 자신의 종교를 향한 독실한 마음도 좋지만 뭐든지 지나치는 건 모자란 것과 다르지 않다. 신랑 신부의 가족만 모여서 치르는 결혼식이 아니라면 하객에 대한 약간의 배려는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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