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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23. 00:42

최근 경제 뉴스에서 '부동산 PF 대출'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PF 대출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의 약자로, 어떤 사업의 사업성과 미래의 현금 흐름을 보고 자금을 대출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출하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PF 대출은 부동산 개발 관련 사업에서 많이 이뤄집니다. 그 이유는 부동산 개발 사업의 특징 때문인데요. 앞서 말한 것처럼 PF 대출은 현재 담보가 아닌 미래의 현금 흐름을 보고 자금을 조달합니다. 즉, 사업 계획을 보고 대출을 해주는 것입니다. 

아파트 개발 사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아파트를 지으려면 가장 먼저 넓은 땅이 필요합니다. 아파트 건설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있던 건물, 집 등을 소유권자로부터 구입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매우 큰 돈이 필요합니다. 이때 시행사는 금융기관에서 PF 대출을 받고 시공사(보통 대기업 건설사)가 지급 보증을 서게 됩니다. 이렇게 대출로 일단 부지를 마련하면 시행사는 미래에 건설될 아파트를 소비자에게 미리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바로 선분양 제도 덕분입니다. 소비자에게 받은 계약금과 중도금 등으로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게 되고, 그렇게 아파트가 다 지어지면 잔금을 받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아파트 판매대금에서 건설비용 등을 사용하고 남은 이익으로 대출도 상환하게 되는 것이지요.

시행사가 아파트를 지을 돈이 없어도, 금융권에 담보로 맡길 재산이 없어도 값비싼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마법같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 방식에는 한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불황기가 되면 부작용이 있습니다. 바로 미분양입니다. 부동산 PF 대출은 아파트가 원만하게 분양된다는 조건이 만족되어야 '미래의 현금 흐름'이 확보됩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어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면, 시행사는 아파트를 지을 공사 대금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고, 그렇게 되면 땅을 사기 위해 금융사에서 대출받은 자금도 상환할 길이 없어집니다. 

만약 미분양으로 아파트 건설에 실패하면 시행사는 대출 상환이 불가능하여 부도 위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막대한 자금을 대출해 준 금융사까지 부실해지는 연쇄적 작용입니다. 특히, 이런 문제 때문에 꽤 오래 전부터 대형 은행 등 제1금융권 금융사들은 부동산 PF 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과 캐피탈, 보험사, 증권사 등이 부동산 PF 대출을 많이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규모가 작은 금융사일수록 대출 미상환으로 인한 타격이 클 것입니다.

지난 몇년 동안의 부동산 호황기에, 아무 곳이나 아파트만 지어 올린다고 하면 앞다투어 분양을 받기 위해 몰려드는 상황 속에서 부동산 PF 대출은 꽤 짭짤한 수익원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지방에서부터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국면에서, 이것이 제2금융권의 부실 위기로 확산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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