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30. 08:51
[단상]
외국의 바닷가였습니다. 모래사장에서 햇살을 즐기고 있는데 하늘 위로 경비행기 한 대가 날아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비행이 너무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저런 비행기를 사서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긴 휴가가 주는 자유를 만끽하던 사람이 한 순간 자유에 목마르고 자유를 애타게 갈망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런 비행기를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더 열심히 일해야지.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지. 버는 족족 모아야지. 이런 긴 여행은 꿈도 꾸지 말아야지. 검소한 연애를 해야지. 친구들과 술자리를 줄여야지.
나를 자유롭게 해 줄 비행기를 사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은 단지,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를 포기하는 일뿐이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요. 자동차가 주는 자유를 위해, 집이 주는 더 편안한 자유를 위해, 노후에 경제적인 자유를 위해... 나는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많은 자유들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내가 준비하고 꿈꾸는 자유로운 삶이라는 것이, 진짜 자유와는 다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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