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213)
사회 (51)
소비 (68)
경제 (11)
교육 (0)
문화 (2)
(4)
단상 (43)
여행 (2)
광고 이야기 (7)
언론기고 등 (23)
테니스 이야기 (2)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11. 10. 13. 21:34

소비자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어떤 제품을 구입할 때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게 되고 선택은 복잡해진다. 선택의 과정이 복잡해질수록 잘못된 정보나 오해가 개입할 여지는 크다. 결국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비합리적인 선택을 초래하기도 한다.

 

가령 아이스크림을 살 때 초콜릿이나 바닐라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한 맛에 따른다면 그 선택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을 사면서 건강을 고려한다면 그 선택은 어려워진다. (사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아이스크림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제일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얼마 전 집 앞 슈퍼에서 녹차맛 ‘나뚜루’ 아이스크림을 샀을 때 내가 그랬다. 평소라면 나는 초콜릿 맛 아이스크림을 골랐을 것이다. (사실 평소였다면 가장 저렴한 제품이나 하나 사면 하나를 더 주는 제품을 골랐을 것이다.)

 

그런데 그날은 요즘 부쩍 튀어나온 배가 신경 쓰였다. 달콤한 초콜릿맛의 유혹을 따르는 것에 죄책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 그래서 좀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자 고른 것이 녹차맛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살찌는 게 걱정이라면 아이스크림은 사먹지 말았어야 한다는 당신의 주장에 동감한다.)

 

공교롭게도 함께 있던 친구는 초콜릿맛 제품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것은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후 두 제품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녹차맛이 초콜릿맛보다 얼마나 열량이 덜한지 확인하기 위해서 제품 용기를 유심히 들여다 본 것이 발견의 시작이었다.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열량도 녹차맛이 더 많았고 당류도 녹차맛이 더 많이 함유됐다. 심지어는 콜레스테롤 함량도 녹차맛이 많았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나는 건강관리에 좀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녹차맛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더 비합리적인 선택이었음이 드러났다. 초콜릿맛 아이스크림을 먹은 친구보다 더 많은 열량과 당, 콜레스테롤을 섭취했다. ‘녹차’라는 단어가 주는 선입견이 내 선택 과정에 개입해 혼선을 불러왔던 것이다.

 



 

단순히 이것뿐일까? 우리에게 광고되고 판매되는 수많은 제품들이 이런 소비자의 무지 내지는 오해를 교묘히 이용한다. 그것은 소비자는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아닐 수도 있는 상황을 불러온다. 눈 크게 뜨고 살펴보지 않으면 자신이 실은 비합리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조차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