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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13. 21:31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 알고 보면 "대출"
소비자에게 큰 혜택 주는 듯 마케팅하는 카드사 황당


 

얼마 전 사용하고 있는 카드사로부터 텔레마케팅 전화를 받았다. 이번 달 내 결제 금액이 얼마인데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를 통해 70만원을 대신 내주겠다는 설명이었다. 70만원이나 되는 돈을 왜 공제해준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갔지만 솔깃해서 계속 설명을 들었다.

 

가만히 설명을 듣다 보니, 내가 사용하는 카드가 아닌 새로운 카드를 신청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카드사에서 별도의 선포인트 지급 서비스 카드를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처음부터 신용카드를 새로 하나 발급받으라는 내용임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마치 내 카드 결제 대금을 공제해 주겠다는 것처럼 말한 상담원의 안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선포인트 지급 서비스가 사실은 소비자가 카드사로부터 빚을 내서 현재의 결제 대금을 갚는 방식이라는 사실을 명확하지 안내하지 않는 상담원의 태도였다.

 

신용카드 포인트 선지급서비스란, 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을 결제할 때 카드사가 일정 포인트(최대 70만원)를 미리 지급해주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는 이 금액을 나중에 일정 기간(최장 3년) 동안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로 상환하는 것이다.

 

결국 미래에 적립하게 될 포인트를 미리 빌려와 지금 현금처럼 사용하는 것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포인트를 한번에 당겨쓴다는 것 외에는 별 이득이 없다.

 

황당한 건 카드사는 소비자가 미리 쓴 선포인트 금액에 이자까지 부과하고 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포인트를 미리 쓰는 대가로 카드사에 이자까지 내는 셈이다. 결국 따져보면 소비자가 카드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나 다름 없다.

 

게다가 소비자가 선포인트를 받은 후 향후 카드 이용 실적이 적어 포인트가 충분히 적립되지 않으면, 모자란 만큼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는데, 현금이 없어 상환하지 못할 경우에는 미상환금액에 대해 연체료가 부과되며, 연체시 신용등급도 하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포인트 선지급으로 70만원을 사용했을 때 소비자는 3년 동안 신용카드로 월평균 약 156만원(선포인트) 또는 170만원(포인트 연계 할부(세이브포인트))을 사용해야 현금부담 없이 포인트로 상환 가능하다(평균 포인트 적립률 1.25%, 포인트 연계 할부(세이브포인트) 수수료율 6.36%).

 

만약 이보다 적은 금액을 사용할 때는 포인트가 모자란 만큼 현금을 납부해야 하고 이를 예상하지 못해 충분한 현금을 마련해두지 못했다가는 연체이자는 물론, 신용등급도 하락할 수 있는 위험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선포인트 서비스는 소비자가 카드사로부터 현금 대출 서비스를 받아 물건 값을 치르고, 그 대출금을 몇 년에 걸쳐 포인트로 갚는 방식인 셈이다. 대출 이자까지 붙여서 말이다.

 

당장 돈이 없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굳이 대출 이자까지 물어가며 카드사로부터 돈을 빌릴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카드사는 마치 소비자에게 큰 혜택이라도 주는 듯 선포인트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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