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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13. 21:27

서울에 사는 직장인 나껴써(가명)씨는 지난해 △△투자자문사가 개최한 주식투자강연회에 참석했다. △△투자자문사는 천만원을 내고 연회원이 되면 주식 강의와 수익이 보장되는 주식종목추천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나씨는 수익 보장이라는 말에 솔깃해 일단 500만원을 내고 6개월 회원에 가입하기로 하고 대금을 카드로 결제했다.

 

주식투자를 통해 대박을 꿈꾸던 나씨. 그러나 대박의 꿈이 깨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주식 고수로 이끌어 준다는 주식 강의는 회원 가입을 한 달에 두 번 받은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추천종목이라고 하여 투자한 주식에서는 계속 손실이 발생했다.

 

불만을 제기하는 나씨에게 돌아오는 것은 △△투자자문사 직원의 싸늘하고 불성실한 상담뿐이었다. 급기야 나씨는 회원 계약을 중도 해지하고 잔여 기간의 할부 대금 청구를 취소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투자자문사는 주요 정보를 초기에 제공했으므로 환불을 곤란하다고 답변할 뿐이다. 또 갑작스런 경영 악화로 환불을 해 줄 돈도 없다고 한다.

 

수십 차례의 전화에도 해결이 안되자 나씨는 카드사에 *항변권을 신청해 잔여 할부 대금 결제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카드사에서는 계약 주요 내용인 주식종목 추천이 휴대전화 문자메세지 등을 통해 제공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씨의 항변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 할부항변권: 20만원 이상을 3회 이상의 할부거래로 계약하고 이 계약의 무효·취소·해제나 서비스나 물품의 제공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 카드사에 분쟁해결을 요청하고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최근 미국발 금융 위기로 인해 우리나라 주식 시장도 악화 일로를 겪고 있지만 얼마 전만 해도 종합주가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 샴페인을 터뜨리는 증권거래소 사진이 일간지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주식은 도박처럼 위험한 것이고 역시 누가 머래도 적금이야말로 가장 안전하게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는 자산 관리 방법이라고 믿어왔던 사람들 중에 당신도 포함될지 모르겠다. 특히 4할대 홈런 타자 수익률을 자랑하는 직장 동료들과 친인척들 속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자신의 아둔함을 무단히도 탓했다면, 그것은 이제부터 ‘당신’으로 호칭되는 인물이 되지 않기 위해 약간은 긴장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신이 “아직도 배고프다”는 히딩크의 유행어를 주식 시장에 적절히 그리고 한편으로는 교묘히 갖다 붙인 경제학자와 애널리스트, 기타 등등의 칼럼과 시장 전망이 실린 모든 매체를 성경만큼 굳게 믿기로 결심한 순간 당신의 불행은 싹트기 시작한다. 맹목은 언제나 우리를 파멸로 내몰기 때문이다.

 

주식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신문을 펼치면 경제면을 정독하기로 결심한 당신은, 그러나 한두달이 지나는 동안 경제서적 몇 권과 경제면 탐독만으로는 주식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술자리에서는 책이나 신문에서 읽고 주변에서 주워들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주식론을 펼쳐보지만 실제로 투자하려니 오금이 저려올 뿐이다.

 

이러다가 주가가 성층권을 뚫고 치솟아 주변 사람들이 모두 대박을 터뜨리는데 당신만 타이밍을 놓치고 쪽박신세가 될까 전전긍긍하는 그 시점이 바로!! 국내 유명 경제단체의 회관에서 진행된다는 무료 주식투자강연회 광고가 당신의 가슴 속에 파고 드는 그 시점이다. 그리고 부자가 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당신에게 국내 빅 증권사들의 이름을 조화롭게 엮어 만든 이름의 투자자문사는 당신의 열정에 불을 지피게 된다.

 

연회비가 천만원이나 되지만 1년에 천만원이면 연이율 10%나 주는 착한 적금에 1억이나 되는 큰 돈을 맡겨야 얻을 수 있는 불로소득이라는 합리적 사고는 불타오르는 열정에 재로 변한 지 오래다. 다만 그 열정의 불길이 ‘투자 손실’이라는 연기를 피워 올리며 자산을 태워버릴 때 비로소 당신은 곧 현실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깨달음의 대가는 크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추천해서 부자가 되도록 돕겠다는 프렌들리한 사람들이 경영 악화로 환불해 줄 돈이 없다며 차라리 배를 째라고 배를 내밀 때, 당신은 그 뱃속에 들어 있을지도 모르는 당신의 돈을 떠올리며 ‘정말 째도 될까’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하게 될 것이다.

 

△△투자자문사는 과대광고로 회원을 유치해 고액의 회비를 받은 후 약정한 적절한 서비스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회원의 가입 해지 요청을 일방적으로 묵살하여 소비자들의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특정 업체의 사례입니다. 이 글은 모든 투자자문사가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며 다만 사례와 동일한 영업 행태를 보이는 업체와는 계약 체결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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