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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13. 21:18

모든 악덕 상술이 그렇듯, 피해자는 약간 순진하거나 사람을 쉽게 믿는 순수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업자들은 그 점을 교묘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파고든다. 한번 물면 놀 줄을 모른다.

 

그들에게 호되게 당한 피해자들은 '돈은 포기할 테니 제발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돈냄새를 맡은 그들은 다시 전화하고 또 전화하기 마련이다.

 

보충 취재를 진행하면서 나를 분노케 한 것은, 돈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은 기본이고 협박까지도 서슴지 않는 업자들의 행태였다. 악덕 업자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 채무를 만들어서는 고발조치해서 신용불량자를 만들겠다고 피해자들에게 큰소리치며 돈을 뜯어내고 있다.

 

업체 측에 연락을 했더니, 하나같이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을 했다. 과거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과거에 함께 일했던 대리점들이 하는 짓이라고 핑계를 댔다. 억울하다는 말도 아주 쉽게 했고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전형적인 행태였다.

 

이들에게는 '사기 범죄'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지 '악덕 상술'이라는 말은 '감히' 명함도 못 내민다. 피해자들의 웹 커뮤니티에서 피해자와 접촉을 시도했을 때, 피해자들은 신분과 소속을 밝혔음에도 나를 쉽게 믿지 않았다. 전형적인 사기 피해자의 모습이었다.

 

그러다 부운영자 중 한 명으로부터 2년여에 걸쳐 2700만원을 뜯긴 피해 사례를 접하게 되었다. 하이에나들이 죽은 고기를 보고 달려들듯, 한번 사기적 텔레마케팅 상술에 넘어가자 여러 업체들이 달려들어 돈을 뜯어갔다.

 

인터뷰를 위해 피해자 K씨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그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니 그것을 보라는 대답 뿐이었다.

 

피해자 K씨가 처음 텔레마케터로부터 학습 교재 계약을 한 건 2001년이었다. 업체에서 다시 전화가 온 건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2005년 11월 15일. 업체 직원은 2001년 보류되었던 학습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며 2백만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다. 이후 사무실 등으로 수시로 전화가 걸려와 업무를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2백43만6천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해당 업체는 이후로도 ▲돈을 안내면 소송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 ▲마감(계약해지)을 해 주겠다 ▲미납된 돈을 내면 전에 납부한 금액 전부를 환불해주겠다는 등의 협박과 회유를 반복하며 대금을 결제해갔다.

 

어떤 영문인지 다른 업체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K씨로부터 대금을 결제해갔다. 그들은 K씨의 신용카드 번호까지 미리 알고 있었다. 2007년 12월까지 2년여에 걸쳐 K씨가 결제한 금액은 모두 24건, 2천7백만원이 넘는다.

 

서울 창동에 사는 회사원 S씨(남, 33)도 지난 2월 11일 비슷한 수법의 전화를 받고 1백79만9천원을 결제했다. 그러나 S씨는 인터넷 피해자 커뮤니티(http://cafe.daum.net/motunge)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한국소비자원과 청와대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의 발빠른 대처로 카드 결제승인을 취소할 수 있었다.

 

그는 채팅과 이메일을 통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방문판매법을 보고나서 사기였음을 깨달았다”며 “순진하고 무지한 소비자를 겨냥해 계속해서 2차, 3차의 피해를 입히는 업체들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해당 커뮤니티의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H씨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법학을 전공했다는 그는 카페에서 각종 법률적 조언을 통해 무지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가 포스트한 글을 보면서 만나면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감이 왔던 사람이었다.

 

그는 “업체들의 행태를 보면 계약서 교부 의무 위반 등 가장 기본적인 사항부터 폭리, 협박, 공갈, 개인정보 침해까지 온갖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이들이 상호를 서너개씩 사용하며 소비자를 속여 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은 법과 제도가 허술하고 관련 기관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한편으로는 '무지한 피해자'들을 향한 강한 비난도 숨기지 않았다. 스스로 공부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누가 도와주겠지라는 태도를 갖고 있는 피해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관련 법규를 찾아서 설명까지 해서 올려놓지만, 읽어볼 생각은 안하고 계속 엉뚱한 질문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업자들은 돈을 빼가는 많은 노하우와 기술을 갖고 있다. 그들이 같은 수법으로 수년째 '재미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잠시만 방심하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당신이 피해를 당했을 때, 똥 밟은 셈 치자는 마음으로 너그럽게 넘어가면 그들 업체는 당신의 주민번호와 전화번호, 주소 심지어는 신용카드 번호까지 알아내어 한푼이라도 더 뜯어내려고 악다귀처럼 굴 것이다.

 

아무리 이런 보고서가 나오고 신문 기사가 나가도 전화통을 붙잡고 순진한 피해자를 우롱하고 있을 그들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 행정 처분을 가해 폐업을 시켜도 간판만 바꿔 달고 또 같은 짓거리를 한다고 한다. 그들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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