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12. 08:49
[문화]
사람이 많이 죽었고
그 시체를 바다에 던졌다.
안개는 납처럼 온 사방에 깔렸고
쫓아오는 자는 삶을 옭아맬 권리를 쥐었다.
폭풍은 사납기보다는 침묵함으로써 두려움이 됐다.
그러나
약하디 약한 우리는
안개나 쫓아오는 자도 아닌
또는 몰아치는 폭풍도 아닌
그저 자신의 무게에
무너져 내렸다
선장은 애써 소리를 내질렀지만
그 외침은 해무에 갇혀 멀리 가지 못했다.
막이 내렸지만
몸을 추슬러 하선하는 발걸음들이 무거웠다.
오늘도 세상엔 온통 안개가 꼈다.
납처럼 무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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