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유플러스 TM 전화를 받았습니다. TM 하시는 분들... 스팸 전화 거는 게 직업이다 보니 전화받고 화내는 분들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시죠. 일정 시간 이상 통화 안 되면 실적으로 안 잡힌다는 말을 듣고 나서는, 정말 바쁜일 하는 도중이 아니면 되도록 친절하게 기본 안내 멘트는 들어드리는 편입니다.
이분도 지금 사용하는 휴대폰의 중도해지 위약금을 대신 내줄테니 최신형 LTE 스마트폰으로 바꾸라고 하시네요. 거기까지 듣고 "괜찮습니다"하고 대답하니... 이런 저런 말도 없이 전화를 툭 끊어 버립니다.
자기가 판매하는 상품을 안 산다고 기본 에티켓도 지키지 않는 안하무인격 행동에 화가 나더군요. 그 전화를 제가 먼저 한 것도 아니고... 자기가 먼저 전화해놓고 그런 식으로 끊는 건 TM이고 나발이고를 떠나서 문제가 많은 행동이라 생각했습니다.
곧바로 트위터에 이 사실을 올리니, 엘지유플러스 트위터 계정으로 아래와 같은 답변이 왔습니다.
제 트윗을 본 다른 트위터리안의 멘션도 소개합니다.
말 나온 김에 불법 TM 이야기 좀 하겠습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TM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 그분들은 사회적 약자니까 배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그래서 스팸 전화에도 친절한 목소리로 응해드리는 거고, 업무 시간에도 뭐라고 하시는지는 들어드리는 겁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TM은 피해 유발자입니다. 저는 몇년 전 학습지 TM 에 걸려 천만원 넘게 피해 본 소비자에 대한 기사를 쓴 적도 있습니다. 그 피해자는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는 분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좀 더 남의 말을 잘 믿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TM에 냉정하게 반응합니다. 그것은, TM 상품이 대부분 소비자에게 이익보다는 손해라는 학습의 결과입니다. 그들이 좋은 상품을 판매하면 소비자가 왜 이야기도 듣지 않고 "됐어요" 하며 전화를 끊어 버릴까요.
게다가 우리가 받는 TM 대부분은 불법입니다. 영업 방식은 대부분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유리한 점만 안내하거나, 판단능력이 약한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TM 판매원들도 이 사실을 알지요.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게 바로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공략 포인트니까요. 신용카드, 콘도회원권, 휴대폰... 수없이 걸려오는 TM 판매원들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영업 방식인 줄 알면서도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단지 힘없는 종사자이기 때문에 이해받아야 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먹고 살기 위해 보이스피싱 업체에서 어색한 발음으로 전화기를 붙잡고 오늘도 쌍욕을 먹고 있는 불쌍한 조선족도 이해해야 합니까?
본사의 대응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위에 엘지유플러스의 트위터 답변도 있습니다만. 좀 심하게 말하면 그들도 불법 TM의 공범입니다. 왜냐구요? 대리점이 불법 TM으로 실적을 올려 고객을 가입시키면, 그것이 곧 본사의 수익이니까요.
불법 TM 근절을 위해 노력한다는데, 과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보기엔 눈가리고 아웅 하는 것 같습니다. 버젓이 전화번호가 찍히는데도, 해당 대리점이나 영업점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 그들이 '돈'을 벌어다주기 때문은 아닌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