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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8. 19:17

오늘 일하다가 텔레마케팅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뭐라고 뭐라고 하더니 동양증권 CMA를 오래 가입한 고객들에게 월 1백만원씩 드리는 저축 상품이 있어서 전화드렸다고 하네요.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돈도 얼마 안 넣어놓은 CMA가 있다고 월 1백만원씩 준다뇨.

일하면서 건성건성 받다가 백만원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순간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대한 집중도가 2000%는 상승했을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새 쪼들리는데... 이게 왠 떡이냐 했습니다. 착하게 살아온 30년 인생에 대한 금융사의 보답인가보다 하는 생각에 감격의 눈물이 나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드리는 것은 아니고요..."

요즘 텔레마케팅은 반전이 있더군요. 들어보니 저축보험 상품이었습니다. 20년동안 매달 몇십만원씩 꼬박꼬박 잘 내면 몇십년 후에 백만원씩 준다는 얘기죠.
 
(사실 그 몇십년 후에 백만원이 과연 지금의 몇십만원 가치나 할지 모르겠지만요. 보험사들은 그걸 고객에 대한 '혜택'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아무튼 어떻게 이 이야기를 "CMA 장기 고객에게 매달 백만원씩 드립니다"라고 풀어낼 수 있는 건지... 그녀의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에 감탄, 또 감탄했습니다.

사실 매달 백만원씩 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미 직감했습니다. 이.. 또 무슨 개드립을 치려고 이런 황당무계한 구라를 치는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텔레마케팅 전화를 받고 가슴이 설레는 그런 일은, 동네 유초딩들한테 "오빠 형" 작위를 떼이고 "아저씨" 작위를 하사받은 이후로는 없었죠.

먹고 살기 힘든 거 알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텔레마케팅 전화 받아도, 실적으로 잡힌다는 시간까지는 전화 끊지 않으려고 하고, 끊을 때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라도 하고 끊으려고 노력합니다.

근데 낚아도 너무 낚는 이런 식의 텔레마케팅은 이해의 범위를 넘어가네요. 귀가 어두운 노인이나 남의 말 잘 믿는 순진한 분들은 이런 거에 넘어갈 수도 있잖아요. 제발 상도는 좀 지키며 장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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