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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1. 19:23

 

사례1 고스톱 : 잃은 돈은 어디로 갔을까?

 

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ㆍ친지들이 모였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며 덕담이 오가는가 하더니 한쪽에서 어느새 고스톱 판이 벌어져 동전이 오고간다. 재미로 하는 거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여기저기서 돈을 잃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판이 끝나자 아버지도, 작은아버지도, 고모부도, 사촌형도 모두 잃었다고 한다. 모두들 잃었다고 하는 돈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사례2 와인 : 철폐된 관세는 어디로 갔을까?

 

2004년 칠레와 FTA가 발효된 후 칠레산 와인은 2009년까지 15%의 수입 관세가 점차적으로 줄어 모두 사라졌다. 15%나 하는 세금이 사라졌으니 가격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상하게도 가격은 더 올랐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칠레 와인 ‘몬테스 알파’는 현지에선 우리 돈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이지만 우리나라에선 4만7천원에 팔린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이다.

관세가 철폐됐지만 상승한 가격. 사라진 관세의 효과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유통과정에서 관세 철폐로 인한 이익을 모두 가져갔다는 추정하지만, 정작 유통업자들은 자신들도 번 돈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복잡한 유통과정이 문제라는 것. 관세가 철폐되니 없던 유통과정이 생긴 것인지 궁금하다. 사라진 관세만큼의 돈은 어디로 갔을까?

 

사례3. 한우 : 폭락한 소 값은 어디로 갔을까?

 

한우 가격이 폭락했다. 사료 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소를 굶어죽게 방치하는 농가도 생겼다. 농민들도 굶어죽게 됐다고 아우성이다. 그런데 소비자가 사먹는 가격은 그대로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조사 결과, 2012년 1월 한우의 도매가격은 구제역 파동 이전인 2010년 10월에 비해 20%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소비자 가격은 6~15.6% 인하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위 등급일수록 인하율은 더욱 낮았다. 1++ 등급의 갈비ㆍ안심은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다.

농민들이 죽어나가는데 중간에서 폭리나 취했다는 비난이 유통업체에 쏟아졌다. 유통업체들은, 그러나 자신도 억울하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중간상들은 복잡한 유통과정이 문제라고 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고기는 등급은 같아도 다른 곳보다 좋은 고기이며, 위생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비싸다고 한다. 식당은 야채 값은 생각 안 하냐고 한다.

한우 가격이 폭락하기 전에는 유통과정이 단순했고 아무 고기나 팔았으며 위생에도 신경 안 썼을 뿐만 아니라 야채도 안 내놓았던 것인지 궁금하다. 소 값이 떨어진 만큼의 돈은 어디로 갔을까?

 

생산자와 소비자가 잃은 돈은 어디로 갔을까?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원가가 낮아지면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가격도 낮아져야 한다. 원가가 낮아졌는데도 판매가가 그대로라면, 생산자가 제 값을 못 받았거나 소비자가 바가지를 쓰고 있다는 의미이다. 즉 생산자와 소비자가 잃은 돈이 중간에서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는 셈.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그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잃은 사람은 있는데 벌었다는 사람은 없는 ‘이상한 시장’이다.

 


<이 글은 소비자시대 2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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