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BC 가짜 냉면집 사연의 전말
MBC 100분 토론의 가짜 신촌 냉면집 사연으로 하루 종일 트위터가 시끄러웠습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지난 6일 백분토론 주제는 SNS 검열은 정당한가였습니다. 사실 이런 주제가 거대 공중파 방송의 간판 시사 토론 방송에서 다뤄진다는 자체가 우스운 것이었습니다.
SNS를 검열하자는 주장은, 마치 루머가 퍼질 수도 있으니 앞으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금지하자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근데 더 우스운 일은 SNS 검열을 찬성하는 시청자 전화를 받으면서 일어났습니다. 신촌에서 10년째 냉면집을 운영한다던 시청자는 트위터에서 자신의 식당에 대해 사실과 다른 루머가 돌아 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SNS의 악영향의 실제 사례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사연의 진위가 의심스럽다는 내용들이 트위터에서 돌기 시작했습니다. 신촌에는 그런 냉면집이 없다는 것이었지요. 이런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사연의 냉면집을 찾아보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신촌 냉면집 의혹을 파헤친 위키기자의 기사 : 100분토론 '신촌 냉면집'의 진실
처음에는 트위터의 반응이 난감하다던 백분토론은 방송이 나간 후 하루도 채 되기 전에 신촌 냉면집이 가짜였다고 밝혔습니다. 백분토론 제작진은 트위터와 홈페이지에 사과글을 올리고 사실 확인 결과 문제의 사연이 허위였음을 시인했습니다.
아시겠지만 대부분 TV 프로그램에 전화 참여자는 사전에 프로그램의 작가가 확인 절차를 거칩니다. 방송에서 말할 내용도 미리 확인하죠. MBC의 간판급 토론 방송에 나오는 사연인데 그것이 거짓이라고 미리 확인하지 못했다니... 이 나라 방송의 미래가 어둡군요. 그래서 종편이 이렇게 서둘러 탄생했나 봅니다.
사실 MBC가 알고도 가짜 사연을 방송에 내보냈든 정말 몰라서 내보냈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2. ‘루머의 온상 SNS'라고 비난하던 거대 언론의 수모
우리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 그 공백을 트위터를 비롯한 SNS가 채우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슈가 빵빵 터지고 있는 최근에는 트위터가, 기득권에 의해 감춰졌던 진실이 퍼지는 통로가 되었지요.
언론은 자기들이 할 일을 대신 해주는데도 불구하고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지 연일 SNS를 까기 바빴습니다. 트위터가 괴담과 루머의 온상이라고 비판하며 검열하고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 어떻습니까? 거짓은 거대 언론사인 MBC가 (자의든 자의가 아니든) 만들었죠. 그 거짓을 밝힌 건 언론사가 ‘괴담과 루머의 온상’이라고 비판해왔던 SNS였습니다.
최근 언론과 SNS는 ‘누가 더 진실에 가까운 미디어인가’라는 문제를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번 백분토론 사례는 SNS가 승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3. 집단지성으로 자정능력 갖춘 SNS, 그러나 언론은?
물론 SNS에도 루머와 거짓이 돌아다닙니다. 하지만 그런 루머와 거짓은 집단지성에 의해 곧 바로잡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트위터를 사용하는 저도 그런 루머를 숱하게 접했는데 그런 루머들은 몇 시간도 가지 않아 진위가 밝혀지더군요. 이게 바로 집단지성의 힘이죠.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아무나 자유롭게 내용을 쓰고 편집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비판도 많았죠. 누구나 쓰고 고칠 수 있다면 잘 몰라서 혹은 악의를 갖고 거짓을 써놓는 경우도 있을 텐데 무슨 백과사전이냐는 거지요.
그런데 막상 시간이 지나니 거짓 정보는 사람들에 의해 걸러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유명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보다 더 방대한 정보와 더 높은 신뢰성을 갖는 백과사전이 되었습니다. 집단지성의 위키피디아가 각 분야의 전문가와 석학들이 만든 브리태니커를 이긴 것이죠.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거짓을 말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SNS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거짓을 말하는 사람보다 많은 한 SNS는 자정 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그러나 언론은 어떤가요? 언론은 소수에 의해 진실이 쉽게 왜곡될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그 거짓을 바로잡지 않는 이상 스스로는 거짓을 가려내는 어떤 자정능력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외부에서 거짓임을 입증해도 진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언론이 ‘누가 더 진실을 말하는가’라는 주제를 놓고 SNS를 비판하는 건 정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다가도 웃을 일입니다.


